물체의 낙하 운동에 대한 과학사
금요일, 9 5월 2008, 11:29 오후 에 Shin Seoggyun
   여기에서는 낙하운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과학자들의 이론들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크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 임페투스 이론, 갈릴레오의 운동론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그 중심내용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2-1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                                                                                   처음으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B.C 384-322)는 모든 물질은 제각기 고유한 장소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고유의 장소에서 이탈하면 자연의 힘에 의해 고유한 장소로 되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자연의 힘을 기동자mover로 생각하고 그것이 물체 내부에 있는가 혹은 외부에 있는가에 따라 운동을 크게 자연운동natural motion과 강제운동violent motion으로 나누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자연운동은 그 이름처럼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자연운동을 하는 물체에 대해 외부에서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나게 되지만, 강제운동의 경우 반드시 물체의 외부에서 강제적으로 어떤 간섭이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수직으로 던져진 돌의 운동의 경우, 처음 위로 올라가는 운동은 강제운동이며 나중에 아래로 떨어지는 운동은 자연운동이다. 왜냐하면 돌은 본래 지면으로 떨어지려는 자연운동을 하게 되어 있는데 처음 외부에서, 즉 손으로 힘을 가했기 때문에 돌은 위쪽으로 강제운동을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그 위력이 떨어져 본래의 자연운동으로 돌아가 낙하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달밑 세계의 모든 것들은 흙, 공기, 물, 불의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은 그것이 자연에서 위치하는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이 있다는 그의 우주관에 기초한다.  즉, 흙으로 이루어진 돌과 같은 물체는 그것의 고향인 땅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물체가 그것들의 자연적인 위치에 접근하면서 가속된다는 것을 인정했던 것 같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치 물체의 무게가 균일한 속도의 자연 낙하운동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처럼 생각했다. 다른 모든 것이 같다면 자연운동에서의 속도는 물체의 무게에 비례하고 그것이 통과하는 매질의 밀도에 반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매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물체의  무게를 두 배로 하거나 또는 (물체의 무게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매질의 밀도를 반으로 하면, 물체의 속도는 두 배가 되리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진공 void>은 존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물체는 기동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경우에만 계속해서 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인 <진공>에서는 기동자와 물체가 직접 접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물체의 속도는 매질의 밀도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이 논리에 의하면 진공 속에서는 물체가 무한대의 속도를 갖게 되고 이것은 불가능한 것이 된다. 따라서 진공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2-2 임페투스 이론                                                                                               처음으로▲

   6세기에 신플라톤주의자 필로포누스Philoponus (c. 630 )는 공기 중에서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는 그 물체의 무게에 비례하지 않고 낙하시간의 차는 물체의 무게의 차이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또한 투사체운동의 원인이 매질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반대하여, 화살은 진공 중에서도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공기는 이 화살의 운동을 촉진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운동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필로포누스에 따르면, 투사체가 운동하는 것은 그 물체에 <임페투스>라는 추진력이 부여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물체가 정지하게 되는 것은 임페투스가 차츰 없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다 소멸되면 정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페투스설에 따르면 물리적 작용을 전달하기 위한 물질적인 연속을 필요로 하지 않고 진공의 존재도 부정할 필요가 없었다.
   한편 5세기에 디오니시우스Dionysius는 천체의 운동은 신에 의해 직접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천사들에 의해 계층적으로 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필로포누스는 천체의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와 같은 천사를 가정할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태초에 신이 천체에 임페투스를 주었고 천체의 운동에서는 이러한 임페투스가 영원히 보존되기 때문이었다.

   10세기에 아랍의 아비케나Avicenna(979-1037)는 임페투스와 비슷한 개념으로 새겨진 힘impressed force 또는 경향을 뜻하는 마일mayl 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자연마일은 자연 위치로 물체가 떨어지는 경향이고, 강제마일은 자연 위치가 아닌 곳으로 물체를 가게 하는 경향이다. 강제운동에서는 물체가 움직이면 마일이 옮겨져 운동을 계속하게 한다. 이때 마일은 빌린 힘으로서, 불이 물에 준 열과 비슷한 것이다. 그것은 외부의 힘에 의해서만 약화되고 영원한 힘이므로, 방해물이 없는 곳에서 강제운동은 계속된다. 아비케나는 추진력을 양적으로 표시하려 했으며, 무게가 클수록 마일이 크다고했다.

   필로포누스의 임페투스 이론은 그 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13세기에 이르러서야 부활하게 되었다. 임페투스 역학은 파리대학에서 크게 발전하여 영국과 이탈리아로 퍼져나갔는데, 옥스퍼드에서는 오컴Okham(c. 1285-1349)에 의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지배적인 권위에 대한 비판이 시작되었다. 오컴은 아랍세계를 거쳐 중세 유럽에 전해져 있던 필로포누스의 임페투스설을 부활시켰다. 그러나 곧 이 오컴의 주장은 그 영향력을 잃고 15세기에 이르러 옥스퍼드의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을 고수하였다.

   임페투스설을 파리에서 맨 먼저 발전시킨 사람은 1327년 파리대학의 학장이 된 장 뷔리당Jean Buridan(1295-1358)이었다.    뷔리당은 투사체의 운동을 지탱해 주는 것은 교란된 공기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을 반대하면서, 운동을 지속시켜 주는 힘은 임페투스라고 했다. 그는 임페투스를 최초의 동인으로부터 운동하는 물체에 주어진 원동력으로 인식하였다. 물체의 속력과 물질의 양이 운동을 야기시키는 임페투스의 세기에 대한 척도로 받아들였다.
   즉, 속도와 질량의 곱(m v)으로 정의되는 뉴턴 역학에서의 운동량과 유사한 개념으로 임페투스를 정의하였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임페투스는 그것이 외부의 저항에 의해서 감소되거나 손상되지 않는 한 무한히 존속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리고 일단 물체에 임페투스가 부여된 후 본래의 동인과의 접촉이 없는 한 어떤 부가적인 임페투스도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추론했던 것 같다. 즉, 이것은 운동량이 보존된다는 뉴턴 역학의 온동량 보존 원리와 유사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낙하하는 물체가 등속으로 운동하게 된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오렘Nicolle Oresme은 임페투스를 운동체에 주어진 부가적 성질로 보았으며, 물체가 힘으로부터 받는 임페투스의 양은 물체의 밀도, 부피, 초속도에 비례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임페투스는 여러 가지 외부의 저항에 의해서만 감소되는 영구한 성질이므로 물체는 저항이 없으면 직선으로 무한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알버트 폰 작센Albert von Sachsen은 자유 낙하체가 일정하게 가속된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낙하체의 속도는 운동 중에 얻은 임페투스에 그것이 본래 갖고 있는 코나투스conatus(자연 위치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가 부가됨으로써 생긴다. 물체가 떨어지는 동안 코나투스가 갑자기 없어진다 해도 임페투스는 물체를 일정한 속도로 떨어뜨리게 할 것이다. 그러나 코나투스가 운동하고 있는 물체에 운동의 원인으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그 물체가 더 빨리 떨어진다는 것이다. 작센은 또한 순간적인 속도는 경과한 시간이나 통과한 거리에 비례한다고 했다.

2-3 갈릴레오의 낙하운동론                                                                                     처음으로▲

   갈릴레오는 1592년 역학에 대한 자신의 초기의 생각을 정리한 『운동에 대하여 De Motu』라는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을 비판하기 위하여 저술된 것이었다. 그는 속도는 힘에 비례하고 저항에 반비례한다는 관계에서 출발하여 곧 임페투스의 이론을 받아들였다. 또 그는 아르키메데스의 영향을 받아 속도는 물체의 밀도와 저항을 가하는 매체의 밀도의 차이에 관계한다는 식을 얻어냈다. 이 관계식으로부터 갈릴레오는 저항이 없는 추상적인 경우를 생각해 내어, 이론적으로 모든 물체의 낙하속도는 중류에 상관없이 같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무거움이나 가벼움이 물체의 고유한 성질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부정하고 그것이 상대적인 것임을 주장하였다.

   갈릴레오는 낙하속도가 물체의 무게에 비례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 적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보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thoughtexperiment을 하였다. 동일한 무게와 모양을 가진 세 개의 벽돌 A, B, C가 있다고 하자. 이 세 개의 벽돌을 동시에 같은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각 벽돌의 낙하 속도는 어떻게 되겠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에 따르면 당연히 같은 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이제 벽돌 A, B를 무게를 무시할 수 있는 줄로 묶어 무게를 두 배로 만들어 C와 함께 떨어뜨린다고 하자. 아리스토텔레스 학파는 당연히 A-B벽돌이 두 배로 빨리 떨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A, B 벽돌은 본래 같은 속도로 낙하하기 때문에 이를 줄로 묶어서 떨어뜨린다고 해도 같은 속도로 떨어져야 할 것이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 자체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다.

   갈릴레오는 결국 물체의 낙하운동에서 낙하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실험을 통해서 얻어낸 것은 아니다. 물체가 낙하할 때 속도가 커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며, 이에 갈릴레오는 속도가 어떻게 증가하는지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처음에는 속도가 거리에 비례한다는 관계식을 얻었고, 이것으로부터 비록 오류는 있었지만, 기하학적인 추론을 통하여 속도는 시간에 비례함을 얻어 냈으며, 다시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함을 얻어 냈다.